최남선의 시 "해에게서 소년에게 전문(1편 -6편)"을 소개합니다.!!!

정태종 0 693 2023.12.28 21:24

오늘 부산 서면에 있는 영광도서를 찾아, 평소 좋아하던 최남선의 시집을 만났다. 신체시로 유명한 "해에게서 소년에게" 전문(1편에서 6편)을 처음 읽었기에..

전문을 소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게시하오니,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에게서 소년(少年)에게

                               (全文)

 

                                                       최 남 선

 

1)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때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때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처얼썩 처얼썩 튜르릉 콱.

 

2)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내게는 아무 것 두려움 없어

육상에서 아무런 힘과 권()을 부리던 자라도.

내 앞에 와서는 꼼짝 못하고

아무리 큰 물건도 내게는 행세하지 못하네.

내게는 내게는 나의 앞에는

처얼썩 처얼썩 튜르릉 콱.

 

3)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나에게 절하지 아니한 자가.

지금까지 있거든 통기하고 나서 보아라.

진시황, 나파륜 너희들이냐.

누구 누구 누구냐 너희 역시 내게는 굽히도다.

나하고 겨룰 이 있건 오너라.

처얼썩 처얼썩 튜르릉 콱.

 

4)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조그만 산() 모를 의지하거나

좁쌀 같은 작은 섬 손뼘만한 땅을 가지고

그 속에 있어서 영악한 체를

부리면서 나 혼자 거룩하다 하는 자

이리 좀 오너라 나를 보아라.

처얼썩 처얼썩 튜르릉 콱.

5)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나의 짝 될 이는 하나 있도다.

크고 깊고 느르게 뒤덮은 바 저 푸른 하늘

저것은 우리와 틀림이 없어

작은 시비 작은 쌈 온갖 모든 더러운 것 없도다.

저 따위 세상에 저 사람처럼

처얼썩 처얼썩 튜르릉 콱.

 

6)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저 세상 저 사람 모두 미우나

그 중에서 똑 하나 사랑하는 일이 있으니

담 크고 순진한 소년배들이

재롱처럼 귀엽게 나의 품에 와서 안김이로다.

오너라 소년배 입맞춰 주마.

처얼썩 처얼썩 튜르릉 콱.

 

 

190811, 한국 최초의 잡지소년지 창간호에 최남선이 발표한 신체시이다.

 

 

신체시는 시문학 운동 초창기에 과거의 창가와 현대의 자유시 사이에 나타난 중간 단계의 새로운 형식으로 신시라고도 한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97 의정부 충덕사 외 지도보정 정순현 10.18 128
496 드론으로 보는 진주성 댓글+1 정 대근 09.19 143
495 호산의 사계 사진전을 마치고 정 대근 09.19 131
494 고행 강변 추억(수필) 인쇄소 원고를 넘기면서.... 댓글+2 정태종 09.19 117
493 보리개떡(용강공파 정태종) 댓글+1 정태종 09.12 165
492 아름다운 장년, 노년을 위한 매력자본(옮긴 글) 댓글+1 정태종 08.14 154
491 기분좋게 하는 사람 댓글+1 정태종 08.05 212
490 제503주기 사릉(단종대왕비 정순왕후 송씨) 기신제 정명섭 07.17 194
489 명암 정식선조(해정 13세)의 의암비기 그 역사적 의의를 다시 본다. 댓글+3 정태종 05.24 421
488 정도공 묘지이장 사진 정 대근 05.19 358
487 정식(鄭栻) 명암(明庵) 武夷精舍 儒稧 진행영상 정 대근 05.19 298
486 덕산 무이정사 제91차 정기유계(2024.5.12) 개최결과 보고 댓글+1 정태종 05.14 335
485 양주시청 블러그에 게시된 고죽재공 관련글이 있어 알려드립니다. 정기권 05.10 301
484 덕산 무이정사, 무이구곡의 영구 보존 필요성 대두되다. 댓글+1 정태종 05.01 360
483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 한국으로 반환 될대까지 댓글+1 정 대근 04.29 366
482 드론으로 보는 충의사 정 대근 04.29 343
481 11세 정대영(鄭大榮) 선조 집의공 이야기(묘역 철쭉개화소식) 정 대근 04.28 326
480 해.정 13세/ 명암공 정식 선조(용강공 휘 문익의 증손)의 의암사적비 및 의기사 간략소개 댓글+1 정태종 04.26 352
479 용강공파 종원명부 (일부) 삭제요청 정태종 01.08 648
열람중 최남선의 시 "해에게서 소년에게 전문(1편 -6편)"을 소개합니다.!!! 정태종 2023.12.28 694
477 용강공파 종현 주소변동 및 신규 등록 요청 댓글+1 정태종 2023.12.03 746
476 해주정씨 문화재 발굴 제막행사 묘소전경을 드론으로 정 대근 2023.11.16 715
475 경남지회 이사 베트남을 다녀와서(영어주소클릭) 정 대근 2023.11.16 1076
474 2023년 가을시제.. 백발의 노장님들(종현님들) 사진 한컷 댓글+1 정태종 2023.11.14 920
473 선조님의 발자취를 찾아서.. 거창 수승대 거북바위 댓글+1 정태종 2023.11.03 955